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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고려사경라이트하우스 파트너스의 펀드 국내 웹사이트 고려실·조선실·대한제국실서 전시품 44건 교체
국보 포함 고려 사경 4점 한자리에…회화·고지도 등 9월까지 전시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종교적 가르침을 한 글자씩 정성껏 옮겨 적으며 수행하는 사경(寫經)은 고려 시대에 불교가 성행하면서 널리 퍼졌다.
국가 기관인 사경원을 통해 나라의 안녕을 빌었고, 개인적으로 바라는 바를 빌거나 돌아가신 부모가 편히 극락왕생하기를 기원하기도 했다.
고려의 불교문화를 보여주는 핵심 축인 사경은 남아있는 유물이 많지 않아 특히 귀하다. 온 마음을 다해 금·은빛 글자로 써 내려간 고려 사경이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인다.
광고국립중앙박물관은 국보 3점, 보물 3점을 포함한 소장품 총 44건 64점을 상설전시실의 중·근세관에서 새롭게 선보인다고 16일 밝혔다.
고려실에서는 고려 사경 4점을 배치해 당시의 불교문화를 소개한다.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 회장이 기증한 국보 '감지은니 불공견삭신변진언경'(紺紙銀泥 不空羂索紳變眞言經)·'감지은니 묘법연화경'(紺紙銀泥 妙法蓮華經), '감지금니 대방광불화엄경'(紺紙金泥 大方廣佛華嚴經) 등 3점이 포함됐다.
이 가운데 '감지금니 대방광불화엄경'은 2021년 기증받은 이후 처음 공개하는 작품이다.
금가루를 아교풀에 개어 만든 안료로 감색 종이를 채운 이 유물은 오·탈자 없이 빼곡하게 적힌 글자도 일품이지만, 경전 내용이나 교리를 표현한 그림인 변상도(變相圖)가 인상적이다.
변상도는 사경을 더 섬세하고 화려하게 꾸미는 그림으로, 불교에서 도리천의 왕을 의미하는 수호신인 '제석천'이 코끼리를 탄 채 악신인 '아수라'의 군대를 쳐부수는 장면을 담고 있다.
국보로 지정된 두 고려 사경 역시 눈여겨볼 만하다.
특히 '감지은니 불공견삭신변진언경'은 고려 충렬왕(재위 1274∼1308) 때 대장경을 손으로 직접 베껴 쓰는 사경 사업을 왕명으로 추진했다는 사실을 엿볼 수 있어 연구 가치가 크다.
조선실에서는 1450년 당시 조선을 방문한 명나라 사신 예겸과 집현전 학자 정인지, 성삼문, 신숙주가 주고받은 시를 모은 보물 '봉사조선창화시권'(奉使朝鮮倡和詩卷)을 볼 수 있다.
박물관 관계자는 "집현전 학자들이 직접 쓴 글씨와 함께 당시 조선과 명나라 지식인 사이에 이뤄진 문화교류의 높은 수준을 확인할 수 있는 문화유산"이라고 소개했다.
조선 왕의 국서를 가진 통신사 일행이 일본 오사카(大阪) 인근에서 도쿠가와(德川) 막부가 제공한 배로 바꿔 타고 이동하는 장면을 그린 '국서누선도'(國書樓船圖)도 주목할 만하다.
고 이건희 회장이 기증한 국보 '초조본 현양성교론'(初雕本 顯揚聖敎論), 보물로 지정된 '청구관해방총도'(靑丘關海防摠圖), '조숭 고신왕지'(趙崇 告身王旨)도 오랜만에 전시로 선보인다.
'초조본 현양성교론'은 우리 역사 최초의 목판 인쇄 대장경인 초조대장경의 일부로, 전체가 온전하게 남아 있어 학술 가치가 크다고 박물관은 전했다.
대형 지도인 '청구관해방총도'는 18세기 후반 국경 지역 전체를 그려 당시 북방 방어 체계를 엿볼 수 있으며 '조숭 고신왕지'는 조선 개국 직후 수여된 관리 임명장이다.
대한제국실에는 근대식 교과서인 '산술신서', '물리학초보' 등 다양한 근대 문물 관련 전시품이 관람객을 맞는다.
이번에 교체한 전시품은 9월 말까지 상설전시실 중·근세관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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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는 카카오톡 okjebo<저작권자(c) 연합뉴스,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2024/04/16 10:18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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